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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성폭행,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부부간에도 성폭행이 성립할까?
성폭행은 보통 형법 제297조 강간죄 규정이 적용됩니다. 해당 규정을 살펴보면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때 강간죄의 객체인 사람에 혼인 관계가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법률상의 배우자도 포함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과거에 논란이 있었습니다.
종래 대법원은 혼인 생활에서 부부 사이의 사생활 영역인 성관계에 대한 국가의 개입은 자제하는 것이 옳다는 취지로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혼인 관계가 실질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면 아내에 대한 강제적인 성관계는 강간죄로 처벌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013년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13. 5. 16 선고 2012도14788)을 통해 법률상의 배우자를 형법 제297조 강간죄의 객체에서 제외하는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며, 강간죄의 보호법익을 자유롭고 독립된 개인으로서 여성이 가지는 성적 자기 결정권으로 보고 있으므로 실질적인 혼인 관계가 유지되는 경우에도 남편이 반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이나 협박을 가하여 아내를 간음한 경우에는 강간죄가 성립한다고 판결하였습니다. 따라서 부부간에도 성폭행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함께 생활하는 부부간에는 여러 가지 갈등이나 분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갈등과 분쟁은 대화와 타협, 양보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폭행이나 폭언 등이 동반된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가정폭력처벌법) 제2조 1호는 가정폭력이란 가정 구성원 사이에 신체적, 정신적 또는 재산상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2호는 가정 구성원으로 배우자, 사실상의 배우자, 그리고 과거에 혼인 관계에 있었던 사람도 포함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가부장적인 문화가 강했던 과거에는 비일비재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가정폭력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것이 분명히 잘못된 행동이고, 앞으로 근절되어야 할 문제라는 의식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특히 폭행, 상해, 성폭행과 같은 심각한 범죄행위가 절대로 가정 내에서 발생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바로 경찰에 신고하고 형사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주의할 점은?
하지만 많은 가정폭력 피해자가 신고를 두려워합니다. 가정 구성원은 보통 같은 공간, 한 집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가해자와의 이혼이나 가출을 결심하지 않는 이상 신고로 인한 보복이나 피해를 걱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상황을 참고 넘어가는 것이 최선은 아닙니다. 오히려 보다 심각한 상황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폭력적인 성향은 지속, 반복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미 한번 발생한 폭력을 그냥 참고 넘어가면 오히려 이러한 위험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음주로 인해 폭력적인 모습이 드러나는 경우 또한 많습니다. 그래서 술이 깬 다음 날 미안하다고 사과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경우에도 문제를 정확히 인식하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음주로 인한 폭력 역시 지속, 반복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부부 성폭행을 비롯한 성범죄에서 중요한 것은 범행을 어떻게 입증하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범죄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를 수집하여 제시한다면 그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그런데 부부 성폭행은 이러한 증거를 확보하기가 어렵습니다. 상대방의 폭행이나 협박으로 인해서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당했다는 것은 피해자의 진술 외에는 입증이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그동안 혼인 생활이나 부부의 평소 언행과 성폭행이 발생한 당시나 전후의 상황 등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다면 얼마든 범죄의 성립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관련 경험이 풍부한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2024.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