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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톡뉴스] 12살 때 친아빠에게 친족 성추행 당해…“28살이 된 지금 고소할 수 있나?”
2010년대에 공소시효 관련 규정 2차례 개정…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강제추행죄 공소시효 폐지
범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범행 일시와 장소, 당시 상황이 상세하게 특정되어야
1996년생으로 28세인 A(여)씨에게는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있다. 어릴 적 친아빠의 추행으로 인한 것이다.
가슴이 크기 시작한 12살 무렵, 아빠는 잠자는 A씨 브래지어 안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주무르다 A씨가 깨서 뒤척이면 손을 빼는 추행을 저질렀다. 아빠는 이런 일이 상습적으로 벌여, A씨가 기억하는 것만도 5~6번에 달한다.
무서워서 이 사실을 숨겨오던 A씨가 20살 때 엄마에게 말했지만, 엄마는 ‘너의 착각일 것’이라며 무시했다. 그래서 A씨는 신고할 수 없었는데, 그 상처로 고통받은 나날이 너무 억울하고 죽고 싶어서, 28살이 된 지금이라도 고소하고 싶다.
공소시효가 폐지됐으므로 구체적이고 일관된 기억을 잘 살려 진술한다면 처벌 가능
변호사들은 2008년 A씨가 추행을 당했을 때 공소시효가 10년이었지만, 이 사건 공소시효가 끝나기 전에 관련 법이 두 차례 바뀌어 지금은 공소시효가 없어졌다고 말한다. A씨가 성추행 공소시효 때문에 고소하지 못할 일은 없다는 얘기다.
어텐션 법률사무소 이용익 변호사는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과 친족에 의한 강제추행 모두 공소시효가 폐지된 상태이므로, 구체적이고 일관된 기억을 잘 살려 진술한다면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법무법인 온강 심강현 변호사는 “1996년생(28세)인 A씨가 12세 무렵 친부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했으므로, 이 사건은 2008년경 발생한 것 같다”고 추정했다.
이어 “친족에 의한 강제추행죄와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강제추행죄의 공소시효는 10년이므로 이 사건의 공소시효가 원래는 2018년경 완성되나, 2013년과 2019년 두 차례 공소시효와 관련된 규정이 개정되어 A씨는 지금이라도 친부를 고소할 수 있다”고 짚었다.
심 변호사는 “2013년에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에 대해서 피해자가 성년이 될 때까지 공소시효가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개정이 되었고, 2019년에는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강제추행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아예 폐지되었다”고 법개정 내용을 설명했다.
“따라서 A씨가 12세에 겪은 불행한 일을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할 수 있다면, 친부가 충분히 처벌받을 수도 있다”고 심 변호사는 말한다.
사건을 최대한 특정해 주는 것이 중요…당시 썼던 일기나 피해 사실 들은 사람이 증언해 주면 좋아
A씨가 친부를 고소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법무법인 심앤이 심지연 변호사는 “어린 시절의 성폭력 사건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정확한 피해 상황의 특정”이라고 말한다.
심 변호사는 “범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범행 일시와 장소, 당시 상황이 상세하게 특정되어야 하고, 특히 범행 일시의 경우 정확한 날짜까지는 아니어도 몇 년도 몇 월인지, 최소한 계절 정도는 특정되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포기하는 성범죄 피해자가 정말 많다”고 했다.
그는 “A씨의 경우는 5~번 정도 되는 각 사건을 최대한 특정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만약 당시에 썼던 일기가 있다면 가장 좋은 증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아니면 가족이나 친구, 학교 선생님에게 피해 사실을 이야기한 적이 있고, 이들이 당시 기억을 증언해 주면 아주 좋다”고 심 변호사는 덧붙였다.
최회봉 기자 caleb.c@lawtalknews.co.kr
출처: https://lawtalknews.co.kr/article/2P616ZYMDQ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