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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저널] 직업의 세계 심지연 법무법인 심앤이 대표
“권리 구제가 필요한 피해자가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로펌”
국내 최초, 성범죄 피해자의 안전한 고소 돕는 심지연 변호사
최근 텔레그램을 기반으로 한 딥페이크 성범죄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조명되고 있다. 일명 ‘지인능욕방’으로 불리며 가족이나 지인 등을 대상으로 딥페이크 음란물을 제작하고 있는 사태가 전국적으로 발생하면서 더 이상 대한민국에 성범죄 안전지대란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하루 아침에 내가 성범죄 피해자가 되었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대부분의 로펌이 가해자에 대한 무죄와 집행유예를 외치고 있을 때 심앤이는 피해자의 안전한 고소 절차와 가해자에 대한 응당한 형량 선고를 돕는다. 승소율도 나날이 고공행진이다. 이들의 원동력은 사건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피해자분들이 치유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진정 변호가 필요한 곳에 진정한 변호사가 존재하고 있었다.
Q. 국내 최초로 성범죄 피해자 전문 로펌을 설립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심앤이 대표이자 변호사인 심지연입니다.
사실 누구나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하지만 막상 직업을 시작하고 나면 되게 막막한 기분이 들곤 합니다. 저 또한 그런 기분이 들었고, 그때 근본적인 고민을 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변호사이기 때문에 판사처럼 누군가를 공정하게 평가할 수도 없고, 검사처럼 범죄자를 찾아서 기소할 수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누군가를 도울 수 있으며 누군가가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할까?’라는 고민을 하다가 당시에 성범죄와 관련된 뉴스를 접하게 됐습니다.
포털 사이트에 성범죄 변호사를 검색해보니 성범죄 가해자를 무죄와 집행유예로 만들어준다는 광고들만 많았습니다.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검색을 해보아도 변호사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보였습니다.
이때 ‘아, 성범죄 피해자들을 도와주는 일이 내가 남을 도울 수 있으며 잘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은데 아직 이런 것들이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이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Q. 성범죄 가해자들을 무죄로 만들어주기 위한 로펌은 많지만 피해자들이 고소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로펌은 찾아보기 힘든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전통적인 변호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까지의 형사 재판 구조는 검사와 피고인이 대립하는 구도로 발전해왔기 때문에 변호는 일반적으로 피고인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피해자 변호는 조금 생소한 개념인 것 같습니다.
어쨌든 검사가 피해자를 대리해서 재판에 나가 있는 데다 피해자는 그 과정에서 제3자처럼 치부가 되다 보니 피해자를 변호했을 때 변호사로서 무슨 역할을 할 수 있는지가 불분명 했기 때문에 발달이 더뎠던 것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피해자분들께서도 목소리를 내는 통로를 찾아야 된다는 움직임이 강해져서 피해자 변호로서도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심앤이의 경우 수사 단계에서 고소장을 같이 작성하고 수사 과정에서 2차 가해가 없이 조사가 잘 마무리 될 수 있도록 동행하고 변호사 의견서 등을 제출합니다. 어쨌든 수사기관은 중립의 입장이기 때문에 피해자 입장에서 증거 자료를 검찰로 넘기고 법률적인 목소리를 내어 혐의를 입증시키기 위해 돕고 있습니다.
재판 단계에서는 재판 절차에 피해자분이 잘 녹아 들어갈 수 있게 협조하는 역할을 합니다. 검사가 재판에 나간다고는 하지만 사실 피해자 입장에서는 한 번도 만나본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피해자 출석이 재판장에서 의무도 아니기 때문에 저희가 대신 법정에 출석을 해서 재판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듣고 의뢰인에게 전달합니다.
또한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한다거나 어떠한 사정과 정신적 고통이 있다면 이를 검사나 재판부에게 직접적으로 전달합니다. 피해자의 증인 출석이 필요한 경우 이에 대한 필요성을 설명드리고 신뢰관계인으로서 동석하여 진술을 잘 전달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Q. 심앤이의 승소율이 81%가 넘는다고 들었습니다, ‘피해자 전문 로펌’으로서 성장과 도약을 이룰 수 있게 된 비결이 있나요?
A. 디테일의 힘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 머릿속에 ‘말’을 떠올려 본다고 하였을 때 각자 그리는 말의 그림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얼룩말을 생각할 수도, 누군가는 조랑말을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것처럼 각자의 그림이 다르듯이 피해자의 진술의 영역도 마찬가지입니다.
피해자가 본인이 겪은 일을 설명하는 과정 속에서 담당 수사관이 듣는 것과 피해자가 이야기하는 것이 일치하지 않을 때가 너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해자 분들의 머릿속에 있는 그림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진술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입니다.
피해자분들 또한 경찰관 앞에서 진술을 하다보면 사건에 대한 수치심이나 긴장하는 것 때문에 짧게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위해 사전에 진술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해야 되는지를 알려드리고 평균적인 단어와 언어를 사용하실 수 있도록 돕습니다.
예를 들어 수사관들이 꼭 물어보는 질문 중 하나가 범행에 소요된 시간입니다. 보통 피해자분들은 범행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시간을 잴 수 없습니다. 피해자 스스로 느끼기에 범행이 너무 길게 일어난 것 같아서 30분이라고 진술하는 경우 재판에서 ‘30분 동안 그렇게 반항을 했음에도 빠져나오지 못한 이유가 있나?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아라’라는 질문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미리 말씀을 드려 피해자분들이 평균적인 진술을 하실 수 있도록 돕습니다.
최대한 진술을 통해 피해자 분의 머릿속, 수사기관, 재판부의 그림이 일치하도록 신경을 많이 씁니다. 심앤이 소속 변호사님들과 담당 직원 분들에게 이러한 부분에 대한 교육을 하며 일치하는 진술에 대한 관리를 하는 것이 비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담당했던 사건 중 인상 깊었거나 어려웠던 사건이 있다면요?
A. 보통 인상 깊은 사건과 어려운 사건이 같이 가는 것 같습니다. 미성년자 시절에 당한 성범죄 피해를 몇 년이 지나서 고소하는 경우 난이도도 높아서 기억에도 많이 남습니다. 특히 이러한 사건들은 친족 간 성폭력 피해인 경우가 많습니다.
의붓 아버지에게 성폭행 피해를 당했지만 가정이 망가질까봐 아픔을 혼자 꾹꾹 눌러 참고 성인이 되어 심앤이를 찾아왔던 의뢰인 분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우 증거라고 할 것은 사실 많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어린 나이에 증거를 기록해 놓을 수 없기 때문에 본인의 기억과 피해 사실만이 증거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말 말 그대로 진술뿐인 경우가 제일 많습니다.
이러한 유형의 사건들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높게 평가해줍니다. 그래서 진술 분석에 대한 의뢰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진술 분석관과 피해자가 인터뷰를 하며 진술에 대한 검증을 하고 한 달 정도 작성을 해 회신을 줍니다.
또한 피해자가 과거에 교제하던 남자친구에게 안 좋은 일이 있었다고 이야기를 했던 증언을 받아내서 제출을 하고 늘 이성 관계에 있어서 불안함을 가지고 있었던 정황, 심리 상담센터에서 발급해준 소견서 등으로 승소를 해서 징역형까지 선고받은 케이스가 있습니다.
이러한 사건들이 가장 뿌듯하고 기억에 남습니다. 의뢰인분께서 편지를 주셨는데, 이렇게 제 사무실에 두고 힘들 때마다 보면서 힘을 얻어갑니다.
Q. 성범죄는 보통 어떠한 환경에서 제일 많이 발생하고 있나요?
A. 정말 다양합니다. 직장 내에서도, 여행지에서도, 술자리에서도, 디지털 환경에서도 너무나도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가족, 지인, 교제 중이던 사람이 가해자가 되기도 하고 일면식도 없던 사람이 가해자가 되기도 합니다. 성범죄는 도처에 여러 모습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Q. 성범죄 사건은 피해자에게 트라우마로 남기 때문에 고소 절차를 밟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심앤이를 찾아오는 의뢰인 분들은 어떠한 계기로 고소를 결심하게 되나요?
A. 성범죄 유형에 따라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디지털 성범죄의 경우 누군가 촬영물에 대한 유포 협박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의 피해를 하나라도 축소시키기 위해 찾아오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굉장히 빠르게 오십니다.
과거에 있었던 사건들을 가지고 오시는 분들의 경우 정말 참을만큼 참다가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자 본인 나름대로 정신과도 다니고 상담을 다녀봤지만 일상생활에서 트라우마가 발현이 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고소를 해봐야겠다’라는 마음을 먹고 찾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성관계 불법 촬영물을 도구 삼아 피해자를 협박하는 데이트 폭력과 성범죄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유형의 사건들은 어떠한 과정을 거쳐 종결되고 있나요?
A. 유포 협박의 경우 실형이 종종 나오고 있습니다. 평균적으로는 10개월~1년 정도의 단기 실형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포 협박 정황이 포착되면 녹음이나 캡처를 해 최대한 빨리 고소 절차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영장을 발부 받아 집행하기 전까지 고소 사실을 알 수 없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디지털 유포 협박 사건의 경우 수사 기관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최대한 빠르게 사전 영장을 발부받아 빠르게 집행하는 것을 제1의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핸드폰 등의 전자기기를 압수해서 오면 조금 더 안심이 되며 사건이 일단락 된 상태에서 사건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압수 절차에서 굉장히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담당했던 사건 중 아쉬운 판례가 하나 있습니다. 가해자는 카톡으로 ‘나 너의 사진을 유포할 거야’라고 이야기만 해도 당연히 처벌을 받습니다. 하지만 ‘사진’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피해자와 전화를 하면서 ‘너의 각오를 보여주려면 나에게 알몸 사진을 보내’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해놓고 이후에 지속적으로 피해자에게 ‘너의 각오를 보여줘’라는 표현을 통해 알몸 사진을 요구했습니다. 교묘하게 이용한 것입니다.
재판 과정에서는 이를 두고 정확하게 사진을 유포하겠다는 내용은 들은 바가 없어서 피해자가 인식한 내용과 가해자가 발언한 내용이 서로 다룰 수 있다는 이유로 무죄가 나왔습니다. 이러한 판결은 점차 변해갔으면 하는 부분입니다.
Q.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으로 찾아오는 분들도 있나요?
A. 네, 있습니다. 텔레그램의 경우 수사가 쉽지 않기 때문에 보통은 긴밀한 협조를 통해 가해자를 특정해내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갑자기 익명으로 인스타그램에 찾아와 ‘나 너의 사진이 있으니까 지금 당장 셀카를 찍어 보내라’라고 협박하는 메시지가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피해자는 처음엔 자신의 사진이 무엇인지도 모르기 때문에 대응을 하지 않다가 점점 자신의 인적 사항을 특정해오면 무시하기가 어려워져 대응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협박성 DM의 사례가 최근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는 텔레그램 방이 있다는 사실을 안다고 해도 들어가기가 어렵기 때문에 캡처를 통해 증거를 만드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Q. 심앤이는 변호사들이 정말 ‘변호’해야 될 사건들을 변호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사회의 약자,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변호해야 되는 이유는 무엇이며, 이러한 맥락에서 심앤이는 어떠한 가치를 갖고 있는 로펌인가요?
A. 피해자의 목소리를 듣고 변호해야 하는 이유는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할 수 있으면 보람 있고 뿌듯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심앤이는 사건 하나하나에 진심을 다합니다. 그래서 의뢰인에게 어떻게든 도움을 드리고 싶다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저를 비롯한 파트너 변호사님, 소속 변호사님, 사무직원 분들까지 진정한 의미에서의 팀워크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회의를 하고 서로 대화를 할 때도 항상 ‘이 사건 정말 잘 하고 인정받고 싶다’, ‘우리가 진실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수사관이 너무 믿지 않아준다’라는 말들을 많이 합니다. 구성원들 모두가 피해자분들을 정말 도와드리고 어떻게든 좋은 결과를 안겨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아니면 최소한 그 과정에 있어서 치유를 받으실 수 있도록 친절한 응대와 보호를 위해 노력합니다. 피해자분들을 위해 진정으로 노력하는 공동의 목표와 팀워크가 있는 로펌이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Q. 심앤이의 향후 비전과 목표를 말씀해주세요.
A. 보다 광범위한 피해자들에 대한 종합 변호를 하는 로펌을 꿈꾸고 있습니다. 성범죄 피해 외에도 학교폭력, 가정폭력, 사기피해 등 피해자는 여러 분야에 걸쳐 존재합니다. 이러한 분들에 대한 대리도 저희가 시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큰 목표는 권리 구제가 필요한 피해자가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로펌이 되는 것입니다.
피해자분들께서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내가 뭘 잘못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십니다.
시지프 신화 아십니까? 돌을 계속 굴려서 산꼭대기로 올려놓지만 반대편으로 다시 굴러 떨어지는 시지프의 형벌을 부조리에 빗댄 말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그냥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어떠한 일들은 이유가 없이 그냥 일어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곳에 갇혀서 힘들어 하시는 분들께 어떠한 일들은 정말 답이 ‘그냥’일 때가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무 이유 없이 상황이 그랬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나면 그 다음의 것들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 다음에 밀려 내려오는 돌에 그냥 깔릴 것인가, 어떻게 다시 밀어 올릴 것인가 둘 중 하나로 방법이 나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용기를 내서 변호사를 찾아와 상담을 받고 고소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도 있고, 정신과를 찾아가 치유를 위해 노력하는 것도, 주변 사람들에게 털어놓는 것도,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하는 것도 모두 극복해나가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되게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해자분들께서 조금 느려도 좋으니 극복하는 과정 자체를 스스로 대견하다고 여겨주며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CEO저널=서지우 대학생 기자 ceojhn@naver.com
출처: http://www.ceojhn.com/news/articleView.html?idxno=7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