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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신문] ‘피해자 변호’ 블루 오션 될까
피해자 권한과 지위가 부여되고 피해자 보호 및 지원 제도가 실효(實效)적으로 운용된다면 변호사시장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수사 과정과 재판 절차에서 변호사가 피해자를 보호 및 대리해 의견을 낼 수 있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변호사업계가 ‘레드 오션 시장’으로 접어들어 포화 상태인 가운데, 피해자 변호사 제도가 확대된다면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공식 절차 많아질수록 도움
익명을 요구한 서초동 법률사무소의 한 변호사는 “전관이나 대형로펌 소속 변호사가 아니라, 개인 사무실을 운영하는 청년변호사들에게는 사건 수임이 큰 부담이 되고 어려움도 많이 겪는 것이 현실”이라며 “피해자 변호사의 역할이 확대되고 보장된다면 변호사 시장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자 측 대리인으로 다수 참여한 한 변호사는 “현재 피해자변호사 규정이 있는 일부 범죄의 경우, 가해자가 직접 접촉할 수 없기 때문에 피해자변호사를 선임해달라고 가해자 측에서 요청할 때도 있다”며 “피해자를 보호하는 측면에서 피해자변호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많기 때문에 변호사 시장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변호사는 “피해자가 의견을 진술할 수 있는 공식 절차가 많아질수록 피해자변호사로 활동하는 변호사도 늘어날 것”이라며 “레드오션이라는 변호사업계에 각광을 받는 분야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피해자만 수임하는 로펌 등장
실제 ‘피해자만 수임한다’는 취지의 광고를 내건 로펌도 등장했다. 법무법인 심앤이는 홈페이지에 ‘성범죄 피해자만을 위한 국내 최초, 유일의 피해자 전문로펌’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최근 피해자 전문을 내세운 로펌도 증가하는 추세다.
심지연 심앤이 대표변호사는 “판사는 공정하게 판단하고, 검사는 범죄를 찾아 수사·기소하고, 변호사도 남을 돕는 사람인데 변호사가 된 이후 어떤 분야에서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강제추행’을 검색했을 때 무죄나 집행유예에 대한 광고만 있어서 이런 부분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시작하게 됐다”며 “실제 업무를 해보니 피해자의 목소리를 대변할 영역들이 넓고 보람도 크다” 고 덧붙였다.
심 대표변호사는 성범죄나 아동학대 등 일부 범죄뿐만 아니라, 다른 범죄에 대해서도 피해자변호사 제도가 확대된다면 변호사 시장 확대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자 참여 제도 마련해야
피해자들이 직접적인 당사자로서 참여해 목소리를 내고 싶어하지만 제도가 뒷받침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그나마 있는 제도도 제대로 몰라 참여 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심 변호사는 “무엇보다 피해자가 당사자로서 참여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며 “예컨대 성범죄 사건의 경우 해바라기센터에서 DNA를 채취한 뒤 감정결과서가 나와도 피해자에게는 공개하지 않아 결과를 추후 판결문을 보고 알게 되는 실정이다. 이를 포함해 피해자에게 공개할 수 있는 범위를 확대하는 등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수현 기자: shhan@lawtimes.co.kr
박수연 기자: sypark@lawtimes.co.kr
출처: https://www.lawtimes.co.kr/news/201036 2024.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