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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부부 강간 피해자 입증 어떻게 해야 할까?

부부 사이에도 강간이 성립할까? 부부는 서로를 위해 어느 정도의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관계입니다. ​ 하지만 그것이 일방에 대한 폭력적인 요구를 참아야 하는 것까지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 생각보다 많은 부부들이 성관계에 관한 고민을 가지고 있습니다. ​ 이때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사랑과 애정, 신뢰를 기반으로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만약 상대방의 동의 없이 신체 접촉을 한다거나 성관계를 한다면 그것은 범죄가 될 수 있습니다. ​ 특히 폭행이나 협박과 같은 수단을 써서는 안 됩니다. ​ 형법 제297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 그런데 이때 법률상 배우자에 대해서는 강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과거의 대법원 판례였습니다. ​ 하지만 아무리 부부라고 해도 강요된 성관계를 감내할 의무는 없고, 혼인했다는 것이 개인의 성적 자기 결정권에 대한 포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부부 사이에 강간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법적인 논쟁거리였습니다. ​ 그러다가 마침내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2013. 5. 16 선고 2012도14788)로 부부 사이에도 강간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만약 배우자에게 강간당했다면? 배우자가 폭행이나 협박으로 강간했다면 형법 제297조에 따라 강간죄가 적용되고, 의식이 없거나 항거가 불가능한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했다면 제299조에 따라 준강간죄가 적용됩니다. ​ 이러한 협의가 입증된다면 최소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합니다. ​ 그런데 문제는 이것을 입증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 부부 사이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부부 관계를 하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는 피해를 입증할 수 없습니다. ​ 따라서 피해자가 명백하게 거부하는 의사표시를 하는 등 원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가해자가 일방적으로 성관계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합니다. ​ 성범죄는 가해자와 피해자 단둘만의 은밀하고 사적인 장소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직접적이고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하기가 어렵습니다. ​ 부부 사이에 발생하는 강간 역시 침실이나 숙박시설과 같이 사적인 장소에서 일어나다 보니 CCTV나 목격자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 따라서 피해자의 진술 외에는 이러한 상황을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 대부분의 가해자는 상대방도 동의했다거나 처음에는 거부했지만 나중에는 받아줬다는 식으로 진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하지만 배우자가 직접 완력이나 힘을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피해자는 얼마든지 두려움에 겁을 먹고 원치 않는 성관계를 했을 수도 있습니다. ​ 따라서 관련 경험이 풍부한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피해를 입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주의할 점은? 가정폭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 여기에서 폭력이란 신체적, 물리적인 폭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정신적, 언어적인 폭력까지 포함하는 것입니다. ​ 따라서 직접적으로 신체를 때리거나 폭행하지 않았다고 해도, 폭언만으로도 가정폭력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 그런데 의외로 많은 가정폭력 가해자는 자신이 저지른 폭력에 대한 죄의식이 낮습니다. ​ 심지어 그것이 잘못된 행동이라 생각하지 않고, 상대방에게 원인이 있다고 변명하기도 합니다. ​ 하지만 가정폭력은 근절되어야 할 범죄이고, 이로 인한 배우자나 가족들의 피해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 또한 가정에서 한 번 폭력을 행사해 본 사람은 상습적, 반복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 따라서 처음 문제가 생겼을 때, 단호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가해자가 반성하지도 않는데, 가족이라고 해서 용서하고 받아준다면 계속해서 같은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 부부간에 동의하지 않은 성관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가족이라는 연민 때문에, 일상생활을 함께하는 배우자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그저 참고 넘어간다면 계속해서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야 할지도 모릅니다. ​ 만약 부부간의 대화를 통해서도 배우자가 자기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법적 조치를 통해 해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2024.09.26

언론

[THE FACT] 성범죄 가해자는 사절…오직 '피해자' 편인 청년변호사

심지연 변호사는 '법무법인 심앤이'의 대표 변호사다. 심앤이는 성범죄 '피해자' 대리를 전문으로 한다. 변호사 2명만으로 시작해 5년 만에 총 20명 규모 로펌으로 성장하면서도 가해자 아닌 '피해자'만을 대리하겠다는 방침엔 변함이 없다.   성범죄 피해자를 변호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계기가 있었다. 변호사는 의뢰인의 편에 서서 권리 구제를 도와주는 사람인데, 어떤 사람을 도울까 고민하던 때였다. 포털 사이트에 '강제추행 변호사'라는 검색어를 입력했더니 '무죄·집행유예' 등 피고인들의 감형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법무법인의 광고들이 줄을 이었다.   심 변호사는 '내가 피해자면 변호사 한 명 찾기 쉽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내가 (이들을 대리)하면 보람이 있겠다"고 느꼈다. 성범죄 피해자들을 변호하며 조사부터 재판 과정까지 변호인들의 조력이 특히 중요하다는 것을 체감했다. 생각보다 성범죄 피해자 대리의 수요와 시장성도 크다는 것도 알게 됐다. '피해자 대리'만을 고집하는 이유다.   성범죄 피해자들을 변호하면서 '의뢰인을 믿어줘야 한다'는 이치도 깨달았다. 의뢰인들은 자신이 '순백의 피해자'로 보이지 않는다며 자책을 많이 한다. 심 변호사는 그런 의뢰인들에게 "그런 피해자는 거의 없다"고 말해준다. '성인지 감수성'이 등장한 지도 꽤 오래됐다. 법원은 '완벽한 피해자만이 피해자다'라고 판단하지 않는다.   성범죄는 사실관계 파악에서 피해자의 진술이 중요하다. 피해자의 머릿 속 사건 당시 상황을 수사기관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표현해야 한다. 이 때문에 심 변호사는 의뢰인들의 진술을 설득력 있고 구체화하는 데도 공을 들인다.             최근 사회적인 논란이 되고 있는 '딥페이크' 성범죄 상담도 눈에 띄게 늘었다. 상대를 특정할 수 있는 일반 범죄와 달리, 텔레그램 대화방을 통해 유통되는 딥페이크 합성 음란물은 근원이 된 대화방의 존재를 찾기도 쉽지 않다. 인스타그램 등 SNS 가짜 계정으로 피해자에게 접촉해 딥페이크 사진으로 피해자를 협박하면 경찰에 신고해도 '외국 사이트라서', '가계정이라서' 못 잡는다며 피해자를 돌려보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심 변호사는 딥페이크 범죄는 특히 수사기관의 적극적인 대응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는데 수사기관은 여전히 보수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며 "피해자가 신고하더라도 경찰서마다 피의자 특정할 때 '복불복'인 경우도 많다. 사이버 성범죄를 담당하는 수사기관들끼리 적극적인 교육과 성공 사례 공유 등으로 일률적인 기준을 갖추면 좋겠다"고 말했다.   심 변호사는 성범죄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 법정에 서주기를 바란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 조사 당시 사실관계를 진술하고도 공판 증인 출석을 '2차 가해'로 받아들인다.   형사 소송은 검사와 피고인이 서로 동의를 해야만 판사가 증거를 받아볼 수 있다. 피고인 측은 보통 피해자 진술서와 피해자 변호인 의견서 등의 증거를 부인한다. 이 때문에 피해자가 법정에 서야만 판사가 피해자의 진술을 들을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재판부도 비공개 재판과 피고인 퇴정 조치, 신뢰자 동행 조치 등을 피해자가 신청하면 대부분 배려해준다.   심 변호사는 "증인신문 절차를 '피해자를 불러 2차 가해 하는 자리'가 아닌, '마지막으로 용기 내 재판장에게 진실을 전달하는 자리'로 생각해 달라.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용기를 내 증인신문에 참여한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당부했다.         송다영 기자 jebo@tf.co.kr 출처: https://news.tf.co.kr/read/life/2134467.htm

2024.09.19

언론

[아시아투데이] ‘딥페이크 범죄’ 잡으려고 피해자 동원…“위장수사 확대해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딥페이크 범죄' 근절과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국회에서도 관련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해자를 특정하기 위해 피해자들이 발벗고 나서고 있다며 수사기관의 위장수사 확대 등 수사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딥페이크 범죄로 인한 사회적 파장이 거세지면서 국회에서는 관련 법안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실제 지난달 22일부터 딥페이크 성범죄 예방 및 단속, 피해자 지원 강화, 텔레그램 등 플랫폼에 대한 규제 등 내용을 담은 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성폭력방지법) 개정안은 약 한달 만에 35건 가량이 발의됐다.   이 가운데 여성가족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현재 8개 법안에 대해 논의 중으로 여가위는 19일 법안소위를 열고 딥페이크 범죄 관련 법안의 9월 중 처리를 위한 협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입법을 통해 경찰 등 수사기관이 성 착취물 구매자 등으로 신분을 속여 피의자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위장 수사'를 확대할지도 쟁점이 되고 있다. 현행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에 한정해서는 신분비공개·위장수사의 특례를 허용하고 있으나 성인 대상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서는 이러한 특례가 없어 적극적인 수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밖에도 성 착취물 유포자 뿐만 아니라 허위영상물을 소지·저장하는 등의 가담자에 대한 처벌까지 가능하게 하는 내용도 담겼다. 해당 안건들은 모두 21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으나 폐기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딥페이크 범죄의 온상으로 지목받는 텔레그램의 경우 증거물 확보가 어렵고 디지털 성범죄 양상이 날로 지능화되고 있어 가해자들의 처벌 강화를 위해 관련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심앤이 법률사무소 심지연 변호사는 "텔레그램이라는 사이트 자체가 워낙 추적이 안 되다 보니 아무리 고소를 해도 피의자를 특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 처벌도 수사기관이 아닌 피해자와 협조를 하는 경우도 발생하는데, 일례로 피해자가 가해자와 텔레그램 방에서 실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척 하다가 오픈 채팅방으로 유인해 특정해 내는 방식을 취하기도 한다"라며 "피해자가 가해자의 신원을 이끌어내야 처벌되는 것인데, 수사기관도 수사방향을 기존의 방식만 고수하는 것이 아닌 (위장수사 확대 등) 적극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입법 공백으로 딥페이크 범죄 가해자의 일부 무죄 판결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여성 지인들의 얼굴이 합성된 나체사진을 17차례 성명불상자에게 의뢰해 제작한 혐의로 기소된 일명 '한양대 딥페이크' 성 착취범 이모씨는 기소 당시 딥페이크 성 착취를 처벌할 법이 없어 음란한 물건을 제조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음화제조교사죄를 적용했다. 이마저도 컴퓨터 파일 등은 '물건'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 대법원은 이씨의 구속을 직권으로 취소했고, 이 판결이 확정되자 이씨는 법원에 형사보상금을 청구했다.           박세영 기자 syp78@asiatoday.co.kr 출처: https://www.asiatoday.co.kr/view.php?key=20240918010010055

2024.09.18

칼럼

알바 사장 성추행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

  성추행은 다양한 장소에서 발생합니다. 성추행은 심각한 범죄입니다. ​ 그런데 과거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하던 시절에는 가해자의 행위가 성추행이라는 사실조차도 인식하지 못하고 학교나 직장 등에서 성추행이 자주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성범죄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어서 전보다 조심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성추행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성범죄 중의 하나입니다. ​ 성추행은 버스나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에서 일면식도 없는 사이에 발생하기도 하지만, 학교나 직장과 같이 일상생활과 밀접한 공간에서 상사, 동료, 선배, 지인 등에 의해서 발생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아르바이트하는 장소에서 성추행이 발생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만약 아르바이트하는 장소에서 성추행당했다면? 경기가 안 좋고, 경제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사람들은 다양한 부업을 하게 됩니다. ​ 아르바이트는 특별한 능력이나 자격이 요구되지 않기 때문에 학비나 생활비가 필요한 학생들이 주로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최근에는 직장인들이 자기 직업과는 별개로 추가적인 수입을 얻기 위해서 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보통은 짧은 시간을 일하면서 시급이나 일당을 지급받는 비정규직 형태로 근무합니다. ​ 그런데 아르바이트 역시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는 근로자입니다. ​ 법이 이렇게 정한 이유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고 사회적으로도 약자의 지위에 있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성범죄와 관련해서도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은 많은 위험에 노출된 것이 현실입니다. ​ 아르바이트하는 식당이나 카페의 사장이나 고객들에게 성추행당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입니다. ​ 특히 아르바이트는 사회 경험이 많지 않은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에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성추행을 당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정확히 모르고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지도 몰라서 당황하기 쉽습니다.   가해자들은 피해자의 이런 심리를 악용하고, 피해자는 혹시라도 이의를 제기했다가 해고당하거나 생계 수단에 불이익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해서 오히려 피해가 심각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일반적으로 성추행은 성욕의 흥분 또는 만족을 얻기 위해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하면서 발생합니다. ​ 그래서 성추행이 문제가 되는 경우, 가해자들의 1차적인 반응은 성적인 의도나 목적이 없었다고 항변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가해자가 속으로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외부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밝혀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 따라서 가해자의 의도나 목적을 불문하고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 불쾌감, 혐오감을 느꼈다면 성추행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 보다 분명히 하기 위해서는 가해자의 신체 접촉에 대해서 불편하다는 것을 정확히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이렇게 거부하는 의사표시를 했는데, 그런데도 계속해서 신체 접촉을 했다면 성추행이 성립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많아집니다. ​ 그리고 성추행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수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 관련 경험이 풍부한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어떻게 처벌될까? 일반적으로 성추행은 특별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면,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 규정의 적용을 받습니다. ​ 그래서 혐의가 인정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 구체적인 행위의 모습,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가해자와 피해자와의 관계, 주변의 객관적인 상황 등을 고려하여 형을 결정하는데,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는 많지 않고 대부분 벌금형에 처합니다.   그런데 만약 아르바이트하는 장소의 사장이나 업주가 범행을 저질렀다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의 적용을 받습니다. ​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가해자가 자기 지위를 이용하여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에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할 수 있고, 죄질 역시 더욱 나쁘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24.09.16

칼럼

성추행 증거 불충분에 대처하는 방법

  성추행 피해자가 걱정하는 것은? 성추행 피해자와 상담해 보면, 크게 두 가지를 걱정합니다. ​ 우선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성추행이라고 할 수 있는지, 즉 성추행의 판단기준이 정확히 무엇인지와 피해 사실을 어떻게 입증해야 하는지, 증거를 확보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물어봅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성추행으로 피해를 당했는데, 증거가 충분하지 않아서 가해자를 처벌하지 못할까봐 걱정하는 것 같습니다. ​ 그런데 사실 성추행을 비롯한 성범죄는 가해자와 피해자 단둘만의 은밀하고 사적인 공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증거를 확보하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해자를 처벌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 성추행 피해에 대한 증거불충분으로 고민하고 있다면 관련 경험이 풍부한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증거 불충분에 대처하는 방법은? 성추행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먼저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에서 순간적으로 사건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고, 다른 하나는 학교나 직장 같은 일상생활과 밀접한 장소에서 오랜 기간 지속해서 피해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첫 번째 경우에는 찰나의 순간에 범행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직접적인 증거를 확보하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 공개된 장소라고 해도 범행 장면이 촬영된 CCTV가 없는 경우도 많고, 있어도 화질이나 촬영 각도에 따라 접촉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목격자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 경우는 지속적인 피해가 발생하는데, 보통 가해자가 자기 행동이 성추행이라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하기도 합니다. ​ 이런 피해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피해자가 참고 견디는 데는 아마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가해자가 자기 지위나 관계를 이용할 수도 있고, 피해자가 신고했다가 불이익을 당할까봐 걱정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 어떠한 경우이든, 용기를 내서 형사 절차를 진행하려면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건을 직접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증거는 아니더라도,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과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간접 증거가 필요합니다. ​ 판례는 피해자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다면 그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 직장이나 학교에서 사건이 발생하는 경우, 피해자도 다수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피해자 모두 용기를 내지 못하고 쉬쉬하면서 사건을 감추다가 피해가 더 커지기도 합니다. ​ 이러한 상황이라면 쉽지 않겠지만 주변 사람의 진술을 확보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끝으로 가해자가 사건 이후 자기 행동이 실수였다고 사과하거나 미안하다고 말했다면 이것 역시 범행을 입증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 따라서 이러한 대화나 문자를 녹음, 저장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주의할 점은? 피해자가 잘못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는 일관된 진술만으로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 그런데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된다고 해서 증거가 전혀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한 사람의 일방적인 말만으로 다른 사람을 처벌한다면 그것 역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 실제 최근 문제가 된 동탄 화장실 사건의 경우,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 때문에 무고한 사람이 형사 처벌을 받을 수도 있었습니다.   물론 이 사건의 경우 진술이 일관되지도 않았고, 이상한 점이 많았습니다. ​ 성범죄 피해자를 변호하는 전문 변호사 입장에서는 혹시라도 이러한 사건을 계기로 성범죄 피해자를 오히려 나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 반대로 가해자는 객관적인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압박하고, 부정적인 여론을 이용할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생겼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죄를 저지른 사람은 그에 맞는 대가를 치른다는 사실입니다. ​ 만약 성추행 범죄로 피해를 당했다면 혼자 고민하지 말고 함께 방법을 찾아보면 좋겠습니다. ​ 저희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건을 정확히 분석하고, 그에 따른 전략을 세우겠습니다.

2024.09.14

언론

[아시아투데이] “일터에서 젠더 폭력은 산업재해…사업주 책임 높여야”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 이후 스토킹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는 '스토킹 방지법'이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됐지만 권력 관계의 특수성이 존재하는 직장 내에서의 안전을 보장하기에는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조계는 직장에서 발생하는 학대 행위는 행위자와 함께 그 책임을 사업주에게도 부여하고, 조치 의무를 강제하는 입법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14일 아시아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현행 스토킹 방지법에는 '사업주는 스토킹 예방 교육을 실시하는 등 직장 내 스토킹 예방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사업주가 피해자에게 신고 등을 이유로 해고 등 불리한 조치를 해선 안된다' 등 회사 차원의 보호조치 의무가 규정돼 있으나 그 의무의 기간이나 강도 등에 관해선 구체적 명시가 없다.           어떤 조치를 취하는지는 결국 회사의 재량에 달려 있어 실제 직장 내 스토킹이 발생하더라도 사업주에게 강제적으로 피해자 보호 및 가해자와의 공간 분리, 정보 유출 등에 대한 책임을 묻거나 처벌할 수 없다. 이처럼 사업주의 재량에 맡겨진 보호조치 의무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심지연 심앤이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현재 직장 내 스토킹에 대한 사업주의 적극적 시행 조치를 요구하는 법안은 전무하다"며 "전반적으로 해당 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가 낮을 뿐더러 피해자의 대응 여부에만 처벌 기준의 초점이 맞춰져 있어 피해자가 얼마나 강하게 대응하는지에 따라 그 결과가 천차만별"이라고 말했다. 성범죄 피해자 국선전담 신진희 변호사는 "직장 내 성범죄는 그 행위자가 하급자인 경우보다 자신의 권력 및 우월한 지위를 이용한 상급자인 경우가 많다"며 "그렇기에 회사 입장에서도 상급자가 보다 주요 인력이기 때문에 이들을 즉시 업무에서 배제하기는 상대적으로 쉽지 않은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직장 내 스토킹 및 성범죄가 대수롭지 않은, 개인적인 일이라는 잘못된 인식도 한몫하고 있다"며 "폭행·상해 등이 발생하면 즉시 피·가해자가 분리할 것인데, 스토킹 등 젠더폭력에 대해선 '뭐 이런 걸로 예민하게 그래', '이걸 갖고 분리를 해야하냐'는 등의 뒤떨어진 사회적 인식도 법을 변화시키지 못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법조계는 일터에서의 젠더 폭력을 사적 영역이 아닌 산업재해로 인식해 사업주의 의무 조치 등을 강화하는 처벌 규정이나 양형기준을 새로 정립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사업주의 예방교육 조치를 의무로 규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심지연 변호사는 "실질적인 스토킹 방지 교육을 사업주가 정기적·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규정해 회사가 스토킹 예방에 주의를 기울이고 적극적인 태도를 갖게 해야 한다"며 "아울러 피해자가 직장에 스토킹 피해를 신고했을 때 사업주의 적극적 대응을 강제하고, 그렇지 못한 경우 처벌하는 규정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신진희 변호사는 "사업주의 예방 교육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지만 현재 회사에서 시행되는 대부분의 예방 교육 프로그램은 형식적이고 허술하다"며 "회사 차원에서도 직원들 간 발생한 스토킹 등의 범죄 행위가 회사의 영리 활동에 상당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직장 업무 효율 측면에서도 사업주가 적극적인 예방 활동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성범죄 전문 이은의 변호사 또한 "경찰에서 스토킹에 대한 사후 조치로 접근금지 명령을 내려도 결국 해당 명령이 사업주에 대한 명령은 아니기 때문에 이를 사업주가 반드시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는 건 아니다"며 "피·가해자가 같은 공간을 향유하는 경우엔 사업주에게 이를 통보하라는 규정을 만들어주는 대안도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채연 기자 dksgh06@naver.com 출처: https://www.asiatoday.co.kr/view.php?key=20240908010004419

2024.09.14

칼럼

교수로부터 성추행 당했다면 이렇게 하세요.

  교수로부터 성추행당했다면? 대학원은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나 이와 동등한 학력을 가진다고 인정되는 사람을 대상으로 심화된 학술 이론과 실험을 교수, 연구하는 과정입니다. 보통 대학에서 학부를 마치면 학사 학위를, 대학원을 마치면 석사 또는 박사 등의 상급 학위를 수여합니다.   흔히 대학교를 상아탑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 속세를 떠나 오로지 학문이나 예술에만 집중한다는 의미로 쓰는 말인 것 같습니다. ​ 세속에 물들지 않고 순수하게 학문에 몰두하는 학자를 티 없이 맑은 상아에 비유한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상아탑이라고 불리는 대학교 내에서 생각보다 많은 성추행 사건이 발생합니다. ​ 학문적 성과와 고귀한 인격이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 실제로 과거부터 유명 대학의 모 교수가 지도하는 대학원생들을 성추행하는 사례가 있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성범죄 피해 사실을 밝히며 심각성을 알리는 미투 운동이 활발해지면서 이러한 사건은 더욱 많이 세간에 알려졌습니다.           피해가 심각한 이유는? 그런데 미투 운동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도 교수로부터 성추행당한 학생들이 피해 사실을 밝히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왜냐하면 가해자인 지도 교수로부터 학위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지도 교수를 성추행으로 신고하면 혹시라도 학업적인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고, 학교나 학계에서도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겨서 앞으로 공부하고 연구하는데 지장이 생길까 걱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공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남성이 훨씬 많은 분야의 경우에는 비교적 성인지 감수성이 낮아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이 성추행이 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 그리고 학생들이 앞서 말한 불이익을 당할까봐 혹은 지도 교수가 난처해할까봐 분명하게 거절 의사를 밝히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서 이러한 상황을 가해자가 오해하기도 하고, 악용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렇기 때문에 신체 접촉에 대해서는 서로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 하지만 현실은 교수의 한마디에 대학원생의 학위 수여 여부가 달려있다 보니 소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교수들이 대학원생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가해자가 자기 행동이 잘못인지 인식조차 못하기 때문에 학생 한 명만 피해를 당하는 것이 아니고, 다수의 학생이 고통받기도 합니다. ​ 또한 비단 여학생만 피해를 당하는 것이 아니고, 남학생이 피해를 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떻게 처벌되나요? ​성추행은 구체적인 행위 태양이 매우 다양합니다.   강의실이나 연구실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하기도 하고, 회식이나 뒤풀이 장소에서 어깨를 감싸거나 껴안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 또한 지속해서 성적 농담을 하거나, 끊임없이 연락하면서 집착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강간이나 성폭행에 비해서 육체적인 고통은 덜할지 모르지만, 정신적인 고통은 오히려 큰 경우가 많습니다.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에 따르면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학원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에서, 교수라는 특수한 지위 및 관계에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형사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어떻게 처벌하는 것보다는 추후 어떻게 2차 피해를 예방하고 성범죄 피해자가 정상적인 삶으로 복귀하는지가 훨씬 중요합니다.   최근 문제가 된 전북대 사건의 경우, 학생들이 용기를 내서 신고했지만, 대학은 정직 3개월의 징계만 내렸고, 문제가 된 교수가 해당 기간이 지난 후 바로 학교로 복귀하기도 했습니다. ​ 또한 가해자는 비교적 가벼운 벌금형만 부과되고, 피해자는 학교를 자퇴하거나 학업을 이어가기 어려워 오히려 2차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려면 관련 경험이 풍부한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정확하게 사건을 분석하고, 적절한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2024.09.13

칼럼

성추행 민사소송으로 피해 보상 받는 방법

  성추행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 성폭력이란 강간이나 강제추행에서부터 성희롱, 디지털 성범죄에 이르기까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서 가해지는 모든 신체적, 정신적 폭력을 포함합니다. ​ 이 중 성추행은 성욕의 흥분 또는 만족을 얻을 동기로 행하여진 정상의 성적인 수치 감정을 심히 해치는 성질을 가진 행위를 말합니다. ​ 예를 들어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불필요하게 신체 접촉을 하고, 피해자에게 혐오감, 수치심을 일으켰다면 성추행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 가해자의 주관적인 목적이나 동기는 외부로 드러나지 않고, 입증하기도 어려워서 범죄 성립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지는 않습니다. ​ 성추행 사건은 강간이나 성폭행 사건보다는 육체적, 신체적인 피해가 크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 하지만 피해자의 느끼는 정신적 고통은 상당히 큽니다. 사건의 후유증으로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 그런데 성추행으로 인한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이나 치료비 등 금전적 피해는 형사 절차를 통해서 가해자를 처벌한다고 해서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성추행 피해자가 피해 보상을 받으려면?​ 만약 가해자가 자기 혐의를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하거나 용서를 구하면서 합의를 요청한다면, 상대방이 지급하는 합의금을 통해서 금전적, 경제적 보상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 이렇게 합의하면 피해에 대한 즉각적인 보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그런데 피해자가 합의에 응하면 가해자가 가볍게 처벌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 성범죄에서 피해자와의 합의는 형을 감경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 따라서 가해자를 엄벌에 처하고 싶다면 절대 합의에 응해서는 안 됩니다. ​ 그런데 많은 가해자가 착각하는 것이 범죄를 저지르고 형사 처벌을 받으면 모든 죗값을 치렀다고 생각합니다. ​ 벌금을 내거나, 징역을 살았으니 더는 책임질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 하지만 피해자의 손해는 가해자의 범죄로 발생한 것입니다. ​ 따라서 형사 절차와 별개로 그에 대한 책임과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바로 민사 소송을 통해 범죄로 인한 재산적, 정신적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면 되는 것입니다.           민사 소송을 제기하려면? 적절한 시기는? 민법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 따라서 피해자는 가해자의 성추행으로 인해 발생한 다양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앞서 예를 든 정신과 치료비,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거나 출, 퇴근을 하지 못하면서 발생한 손해, 기타 정신적 손해 등이 모두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 그런데 민사 소송에서는 손해 배상을 청구하는 원고, 즉 피해자가 가해자의 범죄 행위, 그로 인한 손해, 범죄와 손해 사이의 인과 관계를 입증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 특히 가해자의 범죄 행위를 민사 소송에서 입증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 그래서 실무상 대부분 형사 절차 1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이 나오면 민사 소송을 제기합니다. ​ 만약 형사 절차에서 유죄가 입증된다면 가해자의 범죄 행위를 따로 민사 절차에서 원고가 입증해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피해자가 훨씬 유리한 상태에서 소송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 형사 절차에서 무거운 형이 선고될수록 그만큼 피해도 심각하다고 판단할 여지가 많기 때문에 형사와 민사를 모두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 그리고 범죄로 인한 육체적, 정신적, 재산적 손해를 어떻게 주장, 입증하는지에 따라 민사 절차에서의 손해 배상액에 차이가 발생하므로 사건을 철저히 분석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 특히 민사 절차는 법률에 대한 경험이나 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준비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따라서 관련 경험이 풍부한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 다만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고 해도 민사 소송은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 따라서 합의를 통해 금전적 피해를 보상받을지, 아니면 민사 소송을 통한 손해 배상을 선택할지는 전문가와 상담을 먼저 하고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2024.09.11